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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02 3월2일 도봉산 찐한 후기(+삼재)
이번 주말 산행계획은
설악산 서북능선 종주를 계획했다가 통제로 인해 무산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치악산 종주를 계획했는데 토요일 외숙모 생신으로 또다시 취소가 되고...
결국 도봉산~북한산 연계산행으로 최종 수정하였습니다.
토요일 아침 7시. 성남톨게이트에서 8409번 버스를 타고 망월사로 이동합니다.
경기도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외곽순환버스인데 나름 괜찮습니다.
성남에서 망월사까지 1시간이 안걸리고, 게다가 군데군데 환승을 하면 일산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망월사에서 내려 간단히 요기를 하려고 했으나 김밥은 먹기 싫고,
도봉산을 거쳐 북한산까지 가려면 시간도 부족할 것 같은 생각에, 떡집에서 절편 한팩을 사서 올라갑니다. (원인1)
10시부터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코스는 망월사를 거쳐 포대능선~Y계곡~신선대에서 인증을 한후 우이암~우이동으로 내려온 후,
영봉~하루재를 거쳐 백운대로 잡았습니다.
산속은 아직 겨울입니다. 아이젠을 챙겨올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챙겨오길 잘했습니다.
산행 내내 안챙겨오신 분이 꽤 많았습니다만...챙겨가도 넘어졌으니 쩝...(원인2)
도봉산은 엄홍길이 밥먹듯이 오르며 산악인의 꿈을 키웠던 곳인데 저도, 도봉산에서 무수한 땀을 흘리며 살을 뺀 곳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등산로를 보지 않고도 올라가고 내려오는 수준이라 오늘도 표지판 앞에서 서성이지 않고 사진만 찍고 바로 올라갑니다. (원인3)
두꺼비처럼 생겼나요? 두꺼비 바위라고 합니다.
40분만에 망월사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망월사에서 바라본 포대능선입니다.
손으로 그린 망월사안내도입니다.
망월사에서 포대능선으로 올라가는 코스는 망월사까지는 가벼운 트레킹 정도 산길이고, 이후 능선까지의 500m는 급한 경사길이지만 거리가 짧아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북한산은 한북정백에 속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좋았습니다.
아이젠 없이도 힘들이지 않고 포대능선을 올라왔는데, 능선을 돌아가는 옆길은 군데군데 빙판이 있었습니다.
아이젠을 할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빨리 포대정상에 올라 막걸리 한잔 할 생각에 그냥 계속 가기로 합니다.
데쟈부일까요?
길 옆 경사가 낮은걸 보고 '아 여기선 넘어져도 밑으로 많이 구르진 않겠구나' 라고 생각한 순간,
디딤발이 미끄러지며 두바퀴정도를 굴러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나무에 걸려 멈췄습니다.
아픈거 보다는 창피함이 먼저라 후딱 일어나서 뒤를 돌아보니,
저를 따라오던 등산객 한 분이 말없이......아이젠을 꺼내서 착용하고 있었습니다.ㅡ.ㅡ
바지가 조금 찢어지긴 했지만 일단 몸은 멀쩡하기에 일단 포대정상까지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포대정상에 오르는 길엔 계단이 새로 설치된 것 같습니다.
포대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장비(?)점검에 들어갑니다.
두 번 밖에 못입은 신상 바지에 구멍이 뻥~ 뚫렸습니다. 정강이쪽은 ㄱ 자로 찢어지고, 무릎부분은 일자로 찢어졌습니다.
봄까지 계속 입으려고 했는데 아흑...
장갑 바닥도 쓸려서 상처가 있긴 하나 가죽재질이라 그나마 다행입니다.
바지에 구멍은 뚫렸지만 추울 정도는 아니여서 일단 계속 가기로 합니다. 한 번 넘어졌으니 두번은 안넘어지겠죠.
앞으로 가야할 신선대 방향입니다.
포대정상에서 보는 수락산 입니다.
사패산도 한번 바라봐줍니다.
12시가 좀 넘었는데 다행히 Y계곡은 한산합니다
사람으로 가득찬 신선대에 가까스로 올라 인증샷도 찍었습니다. 4번 시도만에 가까스로 성공 !
저 멀리 백운대가 보이는데 갈 수 있을까요...
외숙모 칠순모임은 저녁 5시. 신선대 도착시간이 12시 20분입니다.
시간상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조급한 마음에 속도를 내다 보니...
결국 두번째 사고가 찾아옵니다.
오른쪽 발목을 1년에 한번 씩은 접지르는데, 오늘이 그날입니다.
하마터면 입밖으로 신음소리가 나올 정도로 크게 접질러서 5분 동안은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여유있는 산행을 하지 못하고, 시간에 쫓긴 때문인지 역시나 몸에 무리가 왔나 봅니다.
백운대 정상에서 먹으려고 아껴뒀던 맥주로 오늘의 아쉬움을 달랩니다.
그러나 이것이....끝이 아니였습니다. 삼재의 마지막은 바로 안경입니다.
안경과 선글라스를 바꿔끼는 동안 안경의 코받침이 어디로 도망갔는지 ㅡ.ㅡ
(험짤주의) 영광의 상처입니다. 등산하면서 피를 보기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애지 중지하던 고어텍스 배낭 커버도 찢어졌네요 ㅜ.ㅜ
다행히 라푸마 매장에서 A/S 가능하다고 하니 내일 접수시켜야겠습니다. 얼마나 걸릴까요...
오늘의 트래킹 정보...오늘 만큼은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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