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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10 등산의 새로운 세계 - '내생애 첫 암벽'을 타다
산을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하면서 산에 대해 알게 되고, 등산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았다.
북한산을 수도 없이 다니다 보니 염초봉, 숨은벽, 만경대 등도 알게 되고, 이런 곳도 장비만 있으면 오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혼자 배우거나, 글로 배우는 것도 한계도 있어서 배울 곳을 찾다 보니 등산학교가 눈에 들어왔다.
기업체에서 운영하는 등산학교도 있었고, 산악연맹 등에서 하는 등산학교도 있었는데 등산인구를 생각해보니 등산학교가 많은 것도 전혀 낯설지는 않은 상황이다.
허나 마음처럼 등산학교를 다니기는 어려웠는데 하나는 시간이다.
등산학교는 보통 1~2개월 단위로 운영되는데 수업이 매주 토/일이 있어 등산학교를 다니는 동안은 주말 시간을 모두 할애해야만 한다.
또 하나는 장비. 등산학교의 수업 내용을 살펴보니 기본적인 등산 교육은 짧고 대부분이 암벽 등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 보니 개인 장비는 모두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무리 적게 잡아도 대략 100만원 가까이 드는 것 같다.
안전을 담보로 하는 만큼 가급적 좋은 장비를 갖춰야 하고, 아무리 가격을 낮게 잡아도 대략 기본 비용은 들기 때문이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 부담이 매우 컸다.
이래저래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암벽은 나와 거리가 있는 것이니 걸어서만 산을 올라가도 충분하다고 위안을 하며 생각을 접었었다.
그러다 본게 바로 내첫암.
자주 놀러가는 디시인사이드 등산갤러리에 올라온 것을 보고는 다른 등산학교와 비슷할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고민했던 두가지가 모두 적당(?)했다.
일단 암벽경험이 없을 경우 수강료 무료. 장비 무료 대여. 교육 시간도 3주간 토요일.
현재 상황에서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을듯.
다행히 선착순 10명 안에 들었고 첫 주 토요일, 광명실내체육관에 있는 실내암장에서 첫번째 교육을 받았다.
<교육 1일차>
상계동에 살때도 인공암장은 보긴 했으나 나와는 상관 없는 영역이라 멀리서 구경하기만 했었는데 실제로 가까이 보기는 처음이었다.
첫날 신청한 사람들이 모두 올까 궁금했는데 3주 교육 내내 100% 참석하는 걸 보니 모두들 암벽에 관심이 많은 듯 했다.
첫날 도착하자마자 에코로바 T를 공짜(!)로 받고 기본 장비를 받으며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갔다.
강사님은 서종국강사님. 카페를 가보니 스포츠 클라이밍 경력도 화려하고 몸이 장난이 아니였는데 아쉽게도 교육을 받을 땐 보지 못했다. 모 남자라 아쉬움은 그닥 없었지만. ^^
첫날 간단히 이론 교육으로 시작.
실내 암장은 대략 이렇게 생겼다.
설명도 잘해주시고 친절 그 자체.
시범을 보여주시는데 그냥 보면 참 쉽죠~잉
교육을 마치고 첫날부터 암벽에 올라본다.
다른 강사님도 사뿐히 시범을 보이시고
2번의 실습으로 손목의 힘은 완전히 빠질 무렵, 개인 장비에 대한 교육으로 이어진다. 손에 들고 계신건 하네스라고 한다.
하네스는 허리와 다리에 직접 착용을 해서 몸을 확보하는 기구다. 착용하면 이런 모습.
하네스를 입어본 후 배우는 건 매듭. 매듭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매듭을 소홀히 하면....음.
고리 8자매듭 시범. 매듭을 많이 알아두면 실생활에서도 많이 활용할 수 있는데 한번에 익히기엔 좀 어렵다. 연습이 많이 필요한 듯.
매듭을 묶는 이유는 앞서도 얘기하다시피 안전이다. 한편으론 장갑을 끼거나 겨울철에 쉽게 풀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점도 있다.
책을 찾아보니 매듭 종류는 정말 많다.
매듭을 묶은 후 카라비너에 연결하여 하네스에 걸어주면 연결 끝.
미래 암벽 유망주. 강사님의 딸인데 보조 강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
경사도가 있는 암벽에서 실전을 해봤지만....두 칸을 가고서는 바로 꽈당. 아직 중력의 힘을 거절할 수 는 없을 듯.
이렇게 내첫암의 첫 경험은 끝나갔다.
<교육 2일차>
오늘은 본격적인 야외 수업. 진도가 좀 빠른 듯 했지만 몸으로 배우는 것이 제일 빠른 법.
올라갈 때는 겁이 났지만 안전하다는 걸 직접 체험해보니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는 느낌이 들었다.
교육 전에 미리 암벽장에 올라 (뒤에 보이는) 줄을 걸어 놓으신 강사님. 전광석화 같은 솜씨다.
기본적인 장비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지금 설명중인 장비는 하강기.
하네스에 묶을 카라비너들과 매듭.
하강기와 줄을 하네스에 장착한 모습.
등반 시범을 보이신다.
언제봐도 가볍게 오르신다. 부럽부럽~
자리를 잘못 앉아 첫 시범을 보이게 되었다.
긴장 100배...손이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초크를 손에 묻히고.
등반 시작~
체중 00 kg의 몸도 안전하게 내려올 정도로 등산 장비는 튼튼하다. 다시금 안전에 대한 믿음(?)을 체험하는 중.
암벽을 내려온 후에는 다음 등반자와 순서 교체.
등반은 항상 1인 2조로 된다. 한 사람이 등반을 하면 다른 사람은 밑에서 줄을 관리(?)해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확보를 한다.
확보란? 암벽등반에서 동행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로프 조작 기술을 말한다. [출처] 확보 | 네이버 백과사전
확보자는 등반자에서 눈을 절대 떼면 안된단다. 등반 사고의 대부분은 확보 실패로 발생한다고 한다. 반대로 얘기하면 확보자에 대한 신뢰가 절대 필요하다는 것.
내첫암 교육은 남자 4명 여자 6명이 받았는데, 남자 못지 않게 잘 올라가신다.
광명암장의 높이는 10~15M. 이렇게 멀리서 보면 대단하다는 말밖에. .^^
오늘은 헬맷까지 착용. sponsored by ECOROBA
무사히 2일차 실습을 마치고 단체사진 한장. 사진을 찍고 나서야 등산 잡지에 나간다는 걸 알았다. 눈이라도 좀 뜰 껄...
끝까지 오르고 나니 기본좋아졌으......
<교육 3일차>
어느 덧 교육의 마지막 날. 오늘은 실전 교육이다. 관악산과 붙어 있는 삼성산 숨은암장을 직접 오른다.
강사님 차에 나눠타고 삼성산 입구 도착.
약간의 알바 끝에 찾은 숨은암 표지. 표지도 숨어 있다는....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삼성산 숨은암이다.
숨은암 전경. 오늘 여기를 오르는 구나.
암벽은 구간별로 오르는 코스가 구분되어 있는데, 초보자가 쉽게 오를 수 있는 곳부터 난이도가 높은 곳까지 표시가 되어 있다.
우리가 오른 코스는 9번과 10번.
교육 준비를 위해 줄을 고르시는 강사님.
바위를 자세히 보니 비너를 걸 수 있는 장비가 박혀 있다.
바위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첫암 이진기 과정장님. 페이스북과 홈피를 보니 이분 역시 경력이 화려하다. 언제쯤에나 다가갈 수 있을까?
옆에는 일반 산악인들이 자연스럽게 바위를 타고 있다.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
우리도 슬슬 실전 교육을...
교육을 위해 강사님이 선등을 하신다.
밑에서 보면 쉽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줄이 설치되고 본격적인 실전 시작.
촬영 기술도 고난이도.
보조강사님도 시범을 보이신다.
남녀노소(?) 암벽을 탈 수 있다.
그럼 나도 한번 !
1차 등반 완료의 기쁨을 이어 두번째 코스로 등반 도전.
드디어 등반 완료.
이렇게 3주간의 내첫암 교육은 끝났다.
아직 부족한게 많지만 암벽과의 첫만남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
오토바이를 탔던 기질이 아직 살아있는 건지 교육이 끝난 지금도 카라비너를 만지작 거리며 그날의 기억을 더듬고 있다.
<참고>
내첫암은 등산브랜드 에코로바에서 주최하는 암벽 체험 행사다.
2월 1기를 시작으로 3월달 2기도 이번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암벽 경험이 없는 경우 무료로 수강을 배울 수 있다.
참가 신청은 내첫암 블로그 http://mema.kr/ 에서 할 수 있으며, 1기 활동 사진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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