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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1.17 광교산, 반만 돌고 내려오다
설악산 등반 사고(라고까지는 그렇고, 안경테만 부러져 중도 하산을..)이후 심적으로도 무척 위축(?) 되기도 했는데, 연일 이어지는 한파와 날씨 더에 선뜻 등산을 가지 못했다.
나 홀로 설악산을 다시 가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았지만 새벽 일찍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힘들고, 준비물도 많아 결국 가까운 데로 결정했다.
장소는 다름 아닌 광교산. 지난번 청계산~광교산(줄여서 '청광종주'라고도 한다) 종주 중 고분재에서 중도 하산 하다 보니 미쳐 가지 못한 백운산과 광교산을 가보고 싶어졌다. 들머리는 지난번에 하산했던 용이신 고기동으로 정했다.
도로 상황을 보니 눈이 살짝 깔려 있다. 도로가 이정도면 산엔 눈이 많을 듯 해서 아이젠만 챙겼다. (스패츠와 스틱은 뺴고)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미금역에 도착. 미금역~오리역까지 광교산을 오르는 길은 꽤 많다. 미금역에도 일행을 기다리는 등산객이 많지만 대부분 일반 버스를 탔고, 고기동으로 가기 위해선 마을 버스를 타야 한다.
고기동으로 가는 3번 마을 버스. 시내버스야 친절하게 노선도가 표시되어 있지만 마을 버스는 아직까지 안내가 잘 안되어 있다. 그래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여러가지 정보를 얻어본 바, 3번 마을버스는 1시간에 딱 2대 (15분, 45분), 즉 30분에 한 대씩 있다. 물론 도로 상황에서 따라선 밀릴 수도 있고
예상시간인(11시15분)을 5분 정도 넘기니 마을 버스가 도착. 등산객은 없었고, 동네 주민들이 대부분이였다.
마을 버스를 타고 종점인 관음사에 도착. 시간을 재보니 미금역에서 여기까지 30분정도 소요된 걸 보니 마을 버스 2대가 번갈아가며 운행을 하는 것 같다. 우리 동넨 그 정도는 아니니 정말 좋은(?) 동네인듯.
광교산 오르는 코스이다 보니 안내간판도 크게 되어 있다. 광교산의 또 다른 이름은 시루봉. 간판에 나온 소요 시간은 고분재가 아닌 다른 코스인듯 하고 소요 시간도 다녀와 보니 안내 시간 보다는 더 걸릴 것 같다.
주택에 한가득 장만되어 있는 땔감. 지금은 난방 보단 먹는 용도로 쓰이지 않을까?
일반 주택 입구같은 관음사.
담 넘어로 보이는 대웅전이 절임을 말해준다. 동네 규모에 비해 대웅전의 크기가 사뭇 크게 느껴진다.
마을 버스 종점에서 등산로 입구까지는 300~400m 정도 거리. 왕림골 펜션 바로 옆으로 오르면 된다. 펜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올라가는 등산객도 보인다.
백구가 있는 곳이 펜션 입구. 녹색 문 오른쪽 길이 등산로다.
지난번에 이 길을 따라 내려왔지만, 산길은 올라갈때 내려갈때 느낌이 다르다. 하긴, 지난번엔 흙길이였고, 오늘은 눈길이다.
눈 때문인지 길가로 고개를 늘어뜨린 나무. 힘들어 보인다.
미끌러운 눈길 때문에 속도가 영 나질 않는다. 올 겨울 처음 아이젝 착용.
요즘 유행(?)하는 아이젠은 체인젠으로, 더신 형태로 쓸 수 있는데, 내가 쓰는 걸 6발형 아이젠. 만원짜리지만 이걸로 월악산도 거뜬히 다녀왔다. 사용 후 물기만 잘 닦아주면 녹은 안슬텐데 관리가 영 부실한게 미안하다.
아이젠을 고를때 가장 중요한 건 추운 겨울에 장갑을 끼고도 손쉽게 신고 벗을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용품도 마찬가지이고.
지난번 하산길엔 이 나무 아래서 징을 치며 굿을 하고 계셨었다.
고분재 오르는 길. 한적하다.
우리 동네에도 출현하는 고라니.
등산 시작 30분 만에 고분재 도착. 왼쪽으로 가면 바라산을 거쳐 국사봉, 청계산으로 갈 수 있고, 올라온 방향 그대로 내려가면 백운호수로 갈 수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백운산을 거쳐 광교산이다.
이제부턴 주 능선을 타고 이동.
1.5km를 순식간(?)에 걸어서 백운산에 도착.
백운산은 의왕시에 적(?)을 두고 있구나.
백운산에서 광교산까지는 1.8km 거리.
눈발이 날리는 날씨 때문에 시야는 꽝.
산에 와서 경치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데 오늘은 영...
백운산에서 물과 초코릿 간식을 먹고 광교산으로 이동. 오른쪽에 등산로가 있지만 무조건 직진.
철제담장이 비탈길에 따라 기울여져 있는게 재미있다.
미국 캠프였군..
요기는 수원과 의왕쪽에서 올라오는 코스. 광교산은 용인보다는 수원에서 올라오는 코스가 꽤 많다. 왜냐? 과욕산은 수원이 집이기 때문.
통신대에서 광교산 까지는 1.5km
겨울 광교산을 수원8경(요즘 지방마다 이런게 유행인듯. 광주8경도 있고..)중 하나로 꼽는데 오늘 보니 제대로다.
레벨은 좀 낮지만 상고대도 볼 수 있고
자연이 만들어 낸 예술, 상고대.
상고대 2.
요렇게만 보면 설악산? 지리산이라 해도 믿을 듯. ^^
지방자치단체에서 산에 투자를 하다 보니 지역산도 국립공원만큼 등산로가 잘 되어 있다. 광교산도 군데군데 나무 다리 및 계단이 많다. 산을 타는 재미가 반감이 되지만 자연 훼손은 지켜야 할 우리의 사명이다.
한편 국립공원처럼 휴식년제를 시행하는 곳도 많다. 가급적 이런 건 지켜주면 좋겠다.
억새밭 도착.
상광교로 내려가는 길.
다리 한가운데 서 있는 나무. 요런 거 잘 못보고 가면 그대로 헤딩하니 조심하세요.
광교산에 있는 노루목 대피소. 추운 날씨 덕에 대피소안에 사람들로 북적북적.
드디어 광교산 도착 !
특이하게 앞면과 뒷면에 모두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앞면은 한문, 뒷면은 한글.
시원한 캔맥주 한잔 하며 정상 인증. 셀프샷 기술이 나날히 발전하는 구나.
경치 구경은 오늘 일찌감치 포기하는게..
비석은 광교산인데 표지는 시루봉으로.. 좀 통일시켜주면 좋겠다. 이제부터 하산길~
고기동과 수지성당 갈림길.
왼쪽 고기동으로 가면 말구리 고개로 해서 고기동(미금역)으로 가고 오른쪽 계단을 통하면 수지성당과 만남의 교회로 내려서 오리역으로 갈 수 있다. 원래 계획은 오리역으로 가는 거였으나, 한 순간의 판단으로 원점 회귀를 하게 된다.
이 길이 아닌 듯 싶으나 다시 올라갈 순 없고, 빠른 스피드로 하산.
지도 어플을 켜서 보니 말구리 고개란다. ㅡ.ㅡ 지하철역을 찾아 보니 저 멀리 표시되어 있고...
일단은 내려가보자
10여분 정도 내려와 보니, 눈에 많이 익은 길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이런...아침에 마을버스를 타고 들어온 길이다.
간판에 떡하니 있는 왕림골 펜션.
2시간 넘게 산을 타고 왔건만 도착지는 원래 그자리. 그나마 마을 버스를 금새 탄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미금역에 도착해서는 약속장소인 오리역으로 이동. 아울렛에서 신발을 좀 사고 오늘 하산주를 할 술집으로 간다.
블로그 검색해 보니 오리역에서 나름 괜찮다는 '탁주연가'
건물 입구에도 플랭카드가 걸려 있고
입구 왼쪽에 지하로 바로 내려갈 수도 있다.
썰렁한 지하상가에 비해 이곳은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다.
늦게 열고 늦게 닫는다.
식당 규모도 꽤 크고, 독립된 방도 세 채(?)나 있다.
개점 손님으로 들어갔으니 방을 선점.
방에 금연 표시가 되어 있어서 처음엔 화재의 위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환기가 전혀 안된다. 친구넘이 담배 한 대만 펴도 금색 너구리 굴이 되어버리니..훕연자에겐 비추.
메뉴판을 따로 못찍었는데(요건 검색하면 다 나옴) 막걸리 종류가 예상 외로 적다. 우리가 시킨 건 양평에서 공수해 온다는 청양막걸리
탁주연가에 대한 내용은 요기 참고 http://blog.naver.com/alex514/140100347787
안주로는 막걸리의 천상 궁합 삼합을 주문.
가격대비 홍어양도 많고, 삭힘 정도도 괜찮았지만 국물이 안나오는 건 많이 아쉬움.
그렇게 막걸리 한잔 하며 친구와 짧은 수다를 떨다 집으로 귀가.
오늘의 아쉬움은 다음번 산행으로 이어진다.
<오늘의 등산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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